[귀거래사]"범인 잡던 손으로 약용식물 키워요"…전직 경찰 송광헌씨

2016년 퇴직 후 6년 만에 꾸지뽕 전문가로 ‘우뚝’ “귀농 성공조건, 겸손한 자세로 부지런히 배워야

2016년 퇴직 후 6년 만에 꾸지뽕 전문가로 ‘우뚝’

“귀농 성공조건, 겸손한 자세로 부지런히 배워야"



퇴직 후  충남 아산에 귀농해 꾸지뽕을 재배하고 있는  송광헌씨


충남 아산 선장면의 ‘타이거송 베리팜’농장에는 꾸지뽕나무 210그루가 자라고 있다. 수확철을 맞아 나무에는 동그랗고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 


뽕나무에 속하는 식물로 열매는 물론 줄기와 뿌리까지 약용 효과가 뛰어나 약재로 주로 사용된다. 특히 열매는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의 ‘암’세포 같은 범죄자를 잡던 손으로 ‘암’을 억제하는 식물을 재배하는 귀농인 송광헌씨가 ‘타이거송 베리팜’ 농장의 주인이다.


타이거송은 송광헌씨의 별명이다. 경찰 근무 당시 외사 업무를 주로하던 송씨는 10년 동안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해외 파견 근무 중 함께 일하던 현지 경찰이 호랑이 같다고 붙여준 별명이다. 


귀농 6년 차 만에 전문 농업인이 됐지만, 처음부터 농업에 뛰어들 생각은 아니었다.


퇴직을 2년 앞둔 2014년, 진로를 고민하던 송씨는 퇴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인생 2모작’의 방향을 잡았다.  


"퇴직하고 나서도 편하게 살려고만 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말이 공감이 됐어요. 실제로 연금받으면서 편하게 살려고 하다 힘들어 하는 선배나 동료들도 많이 봤고요."


마침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 부모님이 계셔서 접근하기가 쉬웠다.


"아버지께 귀농 이야기를 꺼내자 흔쾌히 허락하셨죠. 마침 신문에 게재된 꾸찌뽕 묘목을 판매하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어요. 꾸찌뽕이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사와서 땅에 심었어요."


꾸지뽕이라는 작물이 생소한데다 농업도 해본 적이 없던 그는 주말마다 귀농교육에 참여해 지식을 쌓았다. 2016년 퇴직한 뒤에는 꾸지뽕 생산에 집중했다. 평소 부지런한 성격으로 꼼꼼하게 가꾸다보니 나무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런데 열매는 잘 열렸지만 수익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1차 생산 농산물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교육을 받고 타 지역 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배움은 또다른 희망을 품게 했고 그를 성장시켰다.


아산농업기술센터의 기술 지원을 받아 꾸지뽕 열매를 가공하는데 성공했다. 꾸지뽕 열매와 가지, 뿌리 등을 모아 즙을 내리고, 열매만을 이용해 진액을 만들었다. 뿌리와 열매를 말려 차로 우려 마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판로도 개척해 나갔다. 오프라인 시장은 물론 직접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에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며 호응을 얻었다.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 덕분에 귀농 6년 만에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한 그는 이제 배우는 농업인에서 가르치는 농업인이 됐다.


아산시 품목농업인연구연합회장, 친환경생산자연회장 등을 맡아 농업인의 성장을 돕고 있다. 아산시 26회 농업대상에서는 작목부문 친환경농업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열심히 배웠어요. 하나씩 배우다보니 농업에서 새로운 가능성도 찾을 수 있게 됐죠. 지금은 저에게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교육에 참석하며 배우고 있죠."


배우는 귀농인에서 가르치는 농업인으로 성장한 송광헌씨는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는 귀농을 계획하는 예비 귀농인들에게도 부지런히,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농업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은 부지런함인 것 같아요. 작물을 잘 돌보려면 부지런해야 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배워야죠. 배우려면 겸손한 자세가 뒷받침돼야 하고요."


제품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개척해 놓은 그는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6차 산업에 걸맞은 농업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다.


6차 산업은 작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과 제조 가공하는 2차, 유통 및 판매의 3차 산업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농장을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장소가 아닌 여가를 즐기고 우수한 농작물과 제품을 구매하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작은 농장이지만 3차 산업의 기틀이 마련돼 있어요. 다양한 체험 환경을 만들어 농장을 방문해 직접 꾸지뽕의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효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가꾸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호랑이(타이거) 기운이 느껴졌다.


채성수 기자
작성 2021.11.08 09:52 수정 2021.11.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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