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가평 잣산업' 방재 시급…약품 안전성 입증에만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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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가평군의 특산물인 잣 수확량이 몇 년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잣 재배 산업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원인으로 지목된 ‘소나무 허리노린재’에 대한 방재가 약품 안전성 입증 문제로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4일 경기도와 가평군에 따르면 가평지역은 예로부터 잣나무가 많은 곳으로 유명해 가평군에서 수확한 잣은 최근까지 '명품 잣'으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잣 농가의 재배 면적만 무려 5861㏊에 달할 정도로 지역경제의 기반이 됐던 가평의 잣 산업은 2018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명맥 유지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년 사이 수확량이 상상하기 힘든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2016년 가평군 잣 수확량은 3865t에 달했지만 2017년에는 1733t으로 줄더니 2018년에는 183t으로 급감했다. 2019년에는 여기서 더 떨어져 127t이 수확됐다. 지난해 수확량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은 만큼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잣나무 수확 주기가 평균 2~3년 주기인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수확량 감소는 비정상적이었다. 이에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가평군의 요청을 받고 원인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10월 외래종 해충인 ‘소나무 허리노린재’가 잣 구과의 수액을 빨아먹으면서 종자인 잣 형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문도 모른 채 전멸될 위기에 놓였던 가평의 잣 산업이 비로소 원인을 찾았지만 문제는 더 있었다. 소나무 허리노린재가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오래 전이지만, 잣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히 잣나무에 서식하는 소나무 허리노린재 방재를 위한 농약도 확인된 것이 없었다.
  지난해 말 경기도와 농진청이 급하게 적합한 노린재 방재용 약재를 찾아내기는 했지만,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PLS)에 따라 각각의 작물에 등록된 농약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경기도 등 관계기관은 오는 6월부터 가평 일부지역에 소나무 허리노린재 방재에 적합한 농약을 살포하고 10월 수확 시기에 맞춰 잔류농약검사 등 PLS 등록을 위한 외부기관 검사를 진행키로 했다. 잔류농약검사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 내년 3월께에는 PLS 등록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당장 올해 잣 재배 농가의 피해 역시 막을 방법이 없어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나마 지난해에 발 빠르게 관련 약재를 찾아냈지만, PLS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방재에 사용할 수는 없다”며 “잣 산업 보호를 위해 다른 소나무 허리노린재 방재 방법과 함께 기후변화 등 다른 요인에 대해서도 국내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천행 기자
작성 2021.03.04 10:10 수정 2021.03.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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